같이 운동했던 선배가 하나 있었다.
그 양반 입버릇이 “남자는 주사지” 였다.
경구제는 간 박살내는 쫄보들이나 쓰는 거라고, 입에 거품을 물고 비웃었다.
그렇게 오직 테스트, 데카, 트렌등 주사제로만 십수 년을 밀어붙였다.
지금 그 선배 어디 있을까?
추모공원, 차가운 대리석 아래 잠들어있다.
사인은 간세포암 간암이었다.
아직도 주사제는 간과 무관하다는 신화를 믿고 있는 놈들이 있다면 똑똑히 들어라.
그런 친구들은 그 선배가 걸어갔던 길을 정확히 따라 걷고 있는 거다.
대부분의 헬창들은 경구제, 특히 17-알파-알킬화(17aa) 스테로이드가 간 독성의 주범이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아나드롤, 디볼 같은 놈들, 틀린 말은 아니다.
이놈들은 간이라는 1차 방어선을 뚫고 살아남기 위해 특수 개조된 화학 병기다.
간에서 대사되지 않고 버티는 만큼, 간에 직접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건 당연한 이치다.
그래서 의사들이나 어설픈 코치들은 “경구제는 4주 이상 쓰지 마라” 같은 안일한 소리나 하고 앉아있다.
근데 진짜 재앙은 그딴 단순한 공식에서 오지 않는다는 걸 고수들은 안다.
1970년대부터 나온 데이터를 까보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판코니 빈혈 환자들에게 치료 목적으로 아나드롤을 때려 박았더니 간에서 선종(양성 종양)이, 그리고 결국엔 간세포암(HCC), 즉 진짜 암덩어리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다.
최근에 나온 97건의 간암 사례 메타 분석 결과를 보면, 그중 6건은 경구제를 단 한 알도 입에 댄 적 없는 놈들에게서 터졌다.
이들은 오직 주사제, 즉 테스토스테론이나 데카(노르테스토스테론)만 맞았다.

이제 좀 감이 오노?
안전하다고 믿었던 그 주사기 역시 간에 직접 암세포를 심는 살인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소리다.
경구제냐 주사제냐는 본질이 아니다.
그건 그냥 투입 방식의 차이일 뿐, 진짜 살인자는 따로 있다.
전쟁의 규칙은 두 가지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첫째, 약물의 안드로겐성, 즉 파괴력.
둘째, 몸에서 얼마나 느리게 대사되는가, 즉 체류 시간.
간에는 안드로겐 수용체(AR)라는 적군 전용 착륙 지점이 깔려있다.
이 착륙 지점의 밀도가 높을수록, 안드로겐성이 강한 약물이 들어왔을 때 암세포가 자라날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파괴력이 강한 놈이, 오랫동안 몸에 머물수록, 간 세포 DNA에 박히는 포탄의 양은 늘어난다.
이게 바로 아나드롤이 최악의 암살자로 불리는 이유다.
안드로겐성이 극도로 강하면서, 17aa 구조 때문에 간에서 존나게 느리게 대사된다.
파괴력과 체류 시간,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최악으로 만족시키는 거다.
반면 아나바(옥산드롤론)는 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할까?
대사는 느리지만, 안드로겐성 자체가 약하기 때문이다.
파괴력이 약한 놈이라 간에 큰 상처를 못 내는 거다.
그렇다면 테스토스테론 에난테이트나 데카 같은 긴 에스터 주사제는?
이놈들은 주사 한 방으로 1~2주간 몸에 머문다.
체류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길다.
여기에 고용량 스택으로 안드로겐성까지 높아지면?
결국 아나드롤과 똑같은 방식으로 간 세포의 DNA를 조각내기 시작한다.
활성산소종을 뿜어내고, 미토콘드리아를 과부하시켜 유전자에 직접적인 손상을 입히는 거다.
여기서 가장 무서운 사실이 뭔지 아나?
이 DNA 손상은 영구적이라는 거다.

사이클 끝나고 혈액검사 돌려서 ALT, AST 같은 간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안심하는 놈들이 제일 한심한 새끼들이다.
그건 전쟁터에 자욱했던 포연이 잠시 걷힌 것뿐이지, 이미 파괴된 도시는 복구되지 않는다.
네 간 세포에 새겨진 DNA 손상은 흉터처럼 남는다.
그리고 그 흉터는 5년, 10년, 심지어 24년 뒤에 암으로 변이될 수 있다.
데이터가 그걸 증명한다.
안드로겐으로 인한 간암 발생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은 5.5년이었다.
20대에 꽂은 주사 한 방이, 40대 중반에 간을 터뜨릴 수 있다는 소리다.
이건 저주나 괴담이 아니라, 그냥 화학과 생리학이 만들어내는 결과다.
간 수치만 보고 있지 마라.
진짜 고수는 알파태아단백(AFP) 수치를 본다.
이게 바로 간에 암세포가 자라고 있는지 알려주는 진짜 정찰 보고서다.
그럼 어떻게 보호해야 하냐고?
간 보호제?
밀크씨슬?
그건 날아오는 미사일에 방탄조끼 던지는 꼴이다.
물론 항산화제나 콜린 같은 성분들이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약간의 도움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미 손상된 DNA를 복구해주진 못한다.
사이클링으로 휴지기를 갖는 것?
당연히 계속 쳐맞는 것보단 낫다.
하지만 이미 박힌 포탄 파편을 제거해주진 않는다.
결국 해답은 하나다.
리스크를 이해하고,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
약물의 안드로겐성과 대사 속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총 사용 기간을 엄격하게 통제해야 한다.
저용량이라고 안전하고 고용량이라 위험한 게 아니다.
5년 넘게 꾸준히 몸에 안드로겐을 공급하는 행위 자체가 암을 유발하는 스위치다.
기억해라.
혈액검사에 찍히는 정상 수치는 면죄부가 아니다.
그건 간에 심어진 시한폭탄의 타이머가 잠시 멈춘 것처럼 보일 뿐이다.
진짜 전쟁은 근육이 아니라, 세포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
참고자료
1: 주사제 단독 사용으로 인한 간세포암 발생 보고
장기간 주사 스테로이드만 사용한 보디빌더에게서 간암이 발생한 실제 사례.
경구제 없이 주사제만으로도 간암이 유발될 수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
Stimac D, Milic S, Dintinjana RD, Kovac D, Ristic S. (2002). Androgenic/Anabolic steroid-induced hepatocellular carcinoma: a case report and review of the literature. Journal of Clinical Gastroenterology, 35(4), 350-2.
https://pubmed.ncbi.nlm.nih.gov/12352222/
2: 안드로겐 및 안드로겐 수용체가 간암에 미치는 영향 (기전 설명)
스테로이드가 간의 안드로겐 수용체(AR)를 자극하여 어떻게 간암 세포를 성장시키는지 그 과학적 원리를 설명.
스테로이드의 안드로겐성이 왜 위험한지 뒷받침하는 논문.
Nishida N, Kudo M. (2017). Androgen receptor in hepatocellular carcinoma. Liver Cancer, 6(2), 94-102.
https://karger.com/cro/article/10/1/252/91626/Superior-Vena-Cava-Syndrome-in-a-Patient-with
3: 근육 강화 스테로이드와 간 손상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경구 및 주사 스테로이드 모두 간 손상, 양성 종양, 그리고 최종적으로 간암까지 유발할 수 있음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리뷰 논문.
Neri M, Bello S, Bonsignore A, Cantatore S, Riezzo I, Turillazzi E, Fineschi V. (2011). Anabolic androgenic steroids and liver injury. Mini Reviews in Medicinal Chemistry, 11(5), 430-7.
https://pubmed.ncbi.nlm.nih.gov/21443506/
4: 스테로이드로 인한 간 종양 사례 및 문헌 고찰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생긴 간의 양성 종양(선종)이 악성 종양(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는 사례 보고.
Socas L, Zumbado M, Pérez-Luzardo O, Ramos A, Pérez C, Hernández JR, Boada LD. (2005). Hepatocellular adenomas associated with anabolic androgenic steroid abuse in bodybuilders: a report of two cases and a review of the literature.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39(5), e27.
https://bjsm.bmj.com/content/39/5/e27.fu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