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말고 다른 콜린성 작용제를 쓴다고 아는 척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
리본 벌레 독소니, 중국 뱀 독이니, 인디언 담배 풀떼기니… 웃기는 소리다.
그건 니코틴의 대체재가 아니라, 뇌 회로를 영구적으로 태워먹는 지름길이다.
콜린 시스템 시리즈 열다섯 번째 이 포스팅에서는 그 멍청한 짓거리들이 왜 위험한지, 하나하나 해부해 주겠다.
우리 뇌의 콜린성 시스템은 두 개의 전장으로 나뉜다.
무스카린성 수용체와 니코틴성 수용체.
이 두 놈은 아세틸콜린이라는 총사령관의 명령을 받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움직인다.
이 글에서 다룰 놈들은 바로 니코틴성 수용체라는 전장에 침투하는 외부 용병 놈들이다.
첫 번째 용병, 아나베이신.
리본 벌레나 개미 같은 하찮은 생물들이 쓰는 독소다.
곤충이나 갑각류는 마비시키지만, 다행히 우리 같은 척추동물에겐 직접적인 마비 효과는 없다.
대신 이놈은 우리 몸에 들어와 니코틴성 수용체에 결합하고,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을 방출시킨다.
이걸 가지고 플로리다 양반들이랑 일본 제약사(아마 타이호)가 손잡고 GTS-21이라는 파생물을 만들었다.
이놈의 특기는 알파7 수용체라는 특정 구역을 집중 타격하는 거다.
니코틴이라는 주력 보병 부대가 주로 알파4 베타2 수용체라는 핵심 기지를 점령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그래서 이걸로 알츠하이머나 ADHD를 연구한다는데, 난 여기서부터 이해가 안 간다.
집중력과 각성은 이미 니코틴이 알파4 베타2를 통해 증명해낸 확실한 전과다.
그런데 왜 굳이 알파7이라는 후방 기지를 찔러서 같은 효과를 보려는 건지, 이건 전술의 기본도 모르는 놈들의 탁상공론일 뿐이다.

두 번째 용병은 더 가관이다.
중국 여러띠우산뱀이라는 독사에게서 뽑아낸 독.
이놈도 GTS-21처럼 알파7 수용체만 노리는 저격수다.
이걸로 SEN12333이라는 유사체를 만들어서 알츠하이머는 물론이고 조현병까지 연구하고 있단다.
CHRNA7이라는 유전자가 조현병이랑 관련 있으니, 그 유전자가 관장하는 알파7 수용체를 조지면 효과가 있을 거라는 논리다.
유전자 레벨의 연결고리가 있으니까 이건 그나마 말이 된다.
하지만 명심해라.
이건 치료의 영역이지, 퍼포먼스 향상의 영역이 아니다.
이걸로 뇌가 좋아질 거라 착각하는 순간, 환자가 되는 거다.
마지막 놈이 진짜 문제다.
인디언 담배라고 불리는 식물에서 나온 로벨린.
이 놈는 그냥 용병이 아니라, 전장을 교란시키는 이중첩자이자 통제 불능의 버서커다.
이놈은 알파3 베타2 수용체에 니코틴보다 6배나 약하게 작용하면서 아군인 척 위장하고 들어온다.
하지만 이놈의 진짜 무서움은 따로 있다.
니코틴의 주력 기지인 알파4 베타2 수용체의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로 작용한다는 거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기지 방어 시스템을 헤집어서 소량의 아세틸콜린이나 니코틴에도 성문이 활짝 열리게, 즉 과민반응하게 만든다는 소리다.
근데 이 놈의 진짜 정체는 따로 있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촉진하고, 심지어 도파민 재흡수까지 억제한다.
뇌 좀 굴려본 놈이라면 이게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차렸을 거다.
코카인, 필로뽕과 작용 기전이 판박이라는 소리다.
그런데 동물 실험에서 중독성이 없었다고?
지나가던 개가 웃을 소리다.
코카인 주사하면서 중독성 없다고 주장하는 거랑 뭐가 다르노.
심지어 세로토닌 방출까지 유발한다고 보고됐다.
이건 그냥 뇌 속에서 화학 전쟁을 일으키는 미친 짓이다.

이런 약물을 먹이니 설치류가 우울 증상이 줄고 술을 덜 마시더라고?
당연한 결과다.
이미 뇌가 코카인 유사 물질에 절여졌는데 다른 쾌락을 찾을 이유가 있노?
마약 빨면 그 순간은 당연히 기분이 좋겠지.
이걸 가지고 중독 치료제로 개발하려는 발상 자체가 코미디다.
결론은 간단하다.
나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시스템을 직접 건드리는 약물에 대해서는 극도로 보수적이다.
이 시스템은 한번 무너지면 복구가 거의 불가능하다.
수용체 다운레귤레이션(하향 조절)이 뭔지 모르면 아예 손댈 생각도 마라.
멘탈과 신경계를 영구적으로 박살 내는 시한폭탄이니까.
괜히 우울증 약들이 직접 작용제가 아니라 재흡수 억제제 형태로 개발되었겠노.
시스템을 이해 못 하면 그냥 약물의 노예가 될 뿐이다.
굳이 정체도 불분명한 독극물 쪼가리로 뇌를 실험할 이유가 없다.
더 잘 알려지고, 인간에게 수십 년간 사용되며 데이터가 축적된 검증된 무기들이 널려있다.
뇌는 스쿼트랙에서 조지는 근육 따위와는 차원이 다르다.
한번 태워 먹으면 그걸로 끝이다.
진짜 고수는 전장에서 도박을 하지 않는다.
모든 변수는 통제되어야 한다.
그게 시스템이다.
개소리 같으면 직접 논문이라도 읽어봐라.
관련 논문자료
1. GTS-21 (DMXBA) 관련
리본 벌레 독에서 파생된 GTS-21이란 놈이 뇌의 ‘알파7 니코틴 수용체’를 타겟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써먹을 수 있다는 연구.
20년도 더 된 고대 유물급 논문.
https://pubmed.ncbi.nlm.nih.gov/11545643/
2. 알파7 수용체 타겟팅 총론
알파7 수용체가 약리학과 독성학에서 왜 중요한 타겟으로 다뤄지는지 정리한 글.
한마디로 이 구역이 얼마나 위험하고 예민한 전장인지 알려주는 경고문.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3317711/
3. SEN12333 (중국 뱀독) 관련
중국산 독사 맹독에서 뽑아낸 SEN12333이 인지기능 개선과 신경보호 효과가 있다는 주장.
이것도 결국 알파7 타겟인데, 치료용 약물이지 니들 같은 놈들이 뇌 좋아지라고 쓸 물건이 아니라는 거다.
https://pubmed.ncbi.nlm.nih.gov/19223665/
4. 로벨린 (인디언 담배) 관련
내가 이중첩자라고 말한 로벨린의 정체를 까발리는 논문.
도파민 가지고 장난치는 기전을 설명하면서 이걸로 각성제 중독을 치료할 수 있다는 헛소리를 하고 있다.
독으로 독을 잡겠다는 발상.
https://pubmed.ncbi.nlm.nih.gov/11790484/
이런 거 백날 읽어봐야 소용없다.
시스템을 이해하고 몸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그냥 글자 쪼가리일 뿐이다.
전장은 논문이 아니라 몸속에서 벌어진다 명심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