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회로 해킹, 아세틸콜린 시스템의 비밀 #9

부스터 통에 뇌 기능 활성화, 극한의 포커스 이딴 문구 박아놓고 파는 꼬라지 보면 같잖아서 말이 안 나온다.

그깟 카페인 덩어리 좀 먹고 심장 벌렁거리면 그게 집중력인 줄 아는 친구들이 태반이다.

그건 그냥 신경계를 강제로 채찍질해서 억지로 쥐어짜내는 발광일 뿐, 진짜 컨트롤이 아니다.

진짜 고수는 그런 각성제 따위로 신경을 혹사시키는 게 아니다.

뇌의 근본 설계도, 아세틸콜린 회로를 해킹해서 시스템 자체를 재설계한다.

훈련할 때만 뇌를 빌려 쓰는 게 아니라, 뇌의 소유권을 통째로 가져오는 거다.

하지만 알아둬라.

이 회로를 잘못 건드리는 순간, 쇠질에 대한 열망 자체를 거세당하고, 영혼 없는 근육 기계로 전락하게 될 거다.


우리 뇌의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

이 놈는 그냥 메신저가 아니다.

중추신경계 전체를 지휘하는 총사령관이다.

그리고 이 사령관의 명령을 받는 현장 지휘관들이 바로 콜린성 수용체들이다.

이 지휘관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담배 빨면 반응하는 니코틴성 놈들이랑, 독버섯에 반응하는 무스카린성 놈들.

우리가 작살낼 건 바로 이 무스카린성 지휘관들이다.


무스카린(Muscarine)

광대버섯 같은 독버섯에 들어있는 독성 물질이다.

19세기 독일 놈들이 이 물질을 처음 분리해냈는데, 이걸 몸에 넣었더니 부교감신경계가 완전히 뒤집어지는 걸 발견했다.

이 독극물 덕분에 과학자들은 우리 몸에 M1부터 M5까지, 총 다섯 명의 무스카린성 지휘관(수용체)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 M1부터 M5까지는 각각 CHRM1에서 CHRM5라는 유전자가 코딩한다.

유전자 까보면 이 지휘관들의 성질머리가 어떤지 대충 답이 나온다는 소리다.


이 다섯 명의 지휘관 중에서, 보디빌더가 주목해야 할 놈은 딱 두 놈이다.

M1과 M4.

이 둘은 인지와 집중력을 담당하는 핵심 브레인이다.

실제로 쥐들 유전자를 조작해서 M1이나 M4 지휘관을 제거해버리니, 인지능력이 바로 병신이 되었다.

특히 M1을 제거한 쥐는 집중을 못 하고 미친놈처럼 날뛰는 과잉행동까지 보였다.

즉, M1이야말로 뇌를 전두엽에 레이저 포인터를 단 것처럼 만들어주는 엘리트 특수부대 장교라는 거다.

이 M1 장교, 이 놈이 진짜 물건인 이유는 따로 있다.

이놈은 단순히 집중력만 올려주는 게 아니다.

신경을 보호하는 역할까지 한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뇌 속의 단백질 찌꺼기.

M1이 활성화되면 이 찌꺼기를 청소하는 알파-세크레타제라는 효소가 작동한다.

쉽게 말해, 뇌를 깨끗하게 유지시켜서 장기적으로 멘탈이 맛탱이 가는 걸 막아준다는 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더 놀라운 건, M1이 급성 간 손상까지 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다.

간 손상을 입은 쥐에게 M1을 활성화시켰더니, 손상 정도가 확 줄었다.

경구제 돌리면서 간 수치(AST/ALT) 걱정하는 친구들한테는 이게 얼마나 중요한 신호인지 감이 오노?

M1을 잘 다루면, 더 강한 훈련을 버틸 멘탈과 더불어, 그 훈련과 약물로 인한 데미지를 복구하는 시스템까지 손에 넣는 거다.

자, 그럼 M1 이 놈만 조온나게 활성화시키면 장땡 아니냐고?

여기서부터가 진짜 지옥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M1과 M4, 이 인지능력 특화 장교들을 깨우는 순간, 우리 군대의 사기를 책임지는 도파민 장교가 입을 닫기 시작한다.

동물 실험에서 M1과 M4를 활성화시키니, 쥐들이 도파민에 의존하는 중독성 행동을 덜 보였다.

이게 뭘 의미하노?

쇠질에 미쳐서 운동 가는 그 의지, 그 동기부여, 그 쾌감이 전부 도파민 시스템에서 나온다.

근데 M1을 활성화시켜서 집중력은 얻었지만, 정작 헬스장 문턱을 넘을 의욕 자체가 사라진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고.


이게 바로 하수들이 빠지는 가장 큰 함정이다.

뇌의 아세틸콜린 수치를 무지성으로 올리는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 같은 걸 쓰면 어떻게 될까?

그건 특정 지휘관만 골라서 명령하는 게 아니라, 확성기로 모든 부대에 고함을 치는 것과 같다.

M1부터 M5, 니코틴성 수용체까지 전부 비상상태가 된다.

그 결과는?

인지능력 향상?

잠깐은 있겠지.

하지만 곧이어 과도한 아세틸콜린이 유발하는 우울증과 무기력증의 늪에 빠지게 된다.

이건 전략이 아니라 자살행위다.


진짜 고수는 M1만 정밀 타격하는 선택적 작용제를 찾는다.

다른 시스템, 특히 도파민의 사기를 꺾지 않으면서 인지능력과 간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그게 바로 시스템을 설계하는 자의 영역이다.

이건 단순히 약물 리스트를 외우는 게 아니라, 몸이라는 전장에서 각 지휘관의 성격과 그들 간의 상호작용을 꿰뚫어 보는 거다.

몸의 사령부를 장악하고 싶노?

그럼 지휘관 하나하나의 성질머리부터 파악해라.

진짜 전쟁은 근육이 아니라, 뉴런과 뉴런 사이에서 벌어진다.


관련 논문

1. M1 수용체와 인지능력의 직접적 연관성

M1 수용체를 유전적으로 제거한 쥐새끼들이 특정 인지 기능, 특히 학습과 기억력에서 심각한 장애를 보였다는 걸 증명한 연구다.

M1이 뇌지컬의 핵심이라는 걸 반박 불가 데이터로 못 박은 논문이다.

(Anagnostaras, S. G., et al. (2003). Selective cognitive dysfunction in acetylcholine M1 muscarinic receptor mutant mice. Nature neuroscience, 6(1), 51-58.)

https://www.nature.com/articles/nn978


2. M1 수용체의 신경 보호 및 알츠하이머 억제 기능

M1 수용체를 없애버리니 뇌에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단백질 찌꺼기(베타 아밀로이드)가 더 많이 쌓이는 걸 실험으로 보여줬다.

M1 활성화가 단순히 집중력을 넘어, 뇌 자체를 보호하는 방어 시스템이라는 증거다.

(Davis, A. A., et al. (2010). M1 muscarinic acetylcholine receptor deletion increases amyloid pathology in vitro and in vivo. Journal of Neuroscience, 30(12), 4190-4196.)

https://www.jneurosci.org/content/30/12/4190


3. M1/M4 활성화와 도파민 시스템의 충돌

M1과 M4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약물이 도파민 시스템의 과잉 행동(중독, 정신분열증 유사 증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여준다.

즉, 인지능력을 잡기 위해 M1/M4를 건드리면 필연적으로 동기부여와 쾌감을 담당하는 도파민 시스템에 브레이크가 걸린다는 메커니즘을 증명하는 자료다.

(Yohn, S. E., et al. (2019). A novel M1/M4 muscarinic receptor agonist, reduces schizophrenia-like-deficits and cognitive impairment in rodents. Neuropsychopharmacology, 44(9), 1639–1648.)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6708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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